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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 커뮤니티 > [life & tech] 사장님과 말단사원, 누가 더 스트레스 받나?
 
작성일 : 17-08-16 19:19
[life & tech] 사장님과 말단사원, 누가 더 스트레스 받나?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509  
   untitled.bmp (1.2M) [3] DATE : 2017-08-16 19:19:03
[life & tech] 사장님과 말단사원, 누가 더 스트레스 받나?


“CEO에게 동정을(Sympathy for the CEO).” 지난 7월 15일자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한 논문 덕분에 요즘 CEO(최고경영자)들은 마음이 뿌듯할 것이다. 그동안은 조직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있으니 얼마나 좋겠냐는 부러움의 대상이었을 뿐 막중한 임무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말해도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권위있는 학술지에서 CEO가 정말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발표했으니 말이다. 어떤 언론은 ‘조직내 스트레스 1위는 CEO’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정말 ‘사이언스’는 이런 논문을 실었을까.


스트레스 질이 달라

사실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은 사람이 아니라 개코원숭이 이야기다. 주둥이가 개처럼 툭 튀어나온 개코원숭이는 수십 마리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데 각자 서열이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 로렌스 게스퀴어 교수팀은 아프리카 케냐의 초원에 살고 있는 야생 개코원숭이 다섯 집단을 9년에 걸쳐 연구했다.

이들은 다 자란 수컷 원숭이 125마리의 똥을 수거해 그 속에 포함된 스트레스호르몬(글루코코티코이드)과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수치를 분석해 기록했다. 그 결과 서열이 낮아질수록 스트레스호르몬의 수치는 올라가고 남성호르몬의 수치는 내려가는 패턴을 보였다. 힘이 없는 수컷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남성성이 위축된다는 말이니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우두머리 수컷의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넘버2나 넘버3보다 훨씬 높고 아래 서열의 수컷들과 비슷하게 나왔던 것. 연구자들은 이 결과에 대해 “우두머리 수컷이 넘버2나 넘버3 수컷에 비해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높은 건 최고 자리를 지키기 위한 생리적인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즉 틈만 나면 지배자 자리를 노리는 다른 수컷들을 견제하고 자기 수중에 들어온 암컷들을 감시하느라 늘 신경이 곤두서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서열이 낮은 수컷이 보이는 높은 스트레스호르몬 수치는 심리적인 위축에서 비롯된다. 기껏 구해온 먹이를 빼앗기는 건 물론 높은 서열 수컷들의 위협에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주변 암컷들도 그림의 떡이다.

결국 우두머리 수컷과 말단 수컷들은 모두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높지만 그렇게 된 이유는 차원이 다르다. 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게 남성호르몬 수치. 우두머리 수컷은 높은 스트레스호르몬 수치에도 불구하고 남성호르몬 수치가 여전히 최고 수준이다. 보통 스트레스호르몬은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데 우두머리 수컷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

그런데 개코원숭이가 아무리 사람과 같은 영장류에 속한다고 해도 이 동물에서 관찰된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억지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겉모습은 다를지언정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행태가 눈에 띄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치환공격(displacement aggression)이다.

치환공격이란 자기보다 서열이 높은 수컷에게 공격당한 수컷이 서열이 낮은 수컷에게 화풀이 하는 일이다. 따라서 화풀이를 당했지만 분풀이할 데가 없는 서열이 낮은 수컷이 스트레스가 가장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치환공격은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다반사로 일어난다. 사장실에서 혼나고 나온 부장이 사원들을 모아놓고 호통치는 것도 일종의 치환공격이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속담도 인간사의 치환공격을 빗댄 말이다.
 

서열이 높은 개코원숭이 수컷이 이빨을 드러내며 서열이 낮은 수컷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일을 당하면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급상승한다.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선정되자 악수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 회장. 조직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도 크지만 성취감도 크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CEO의 평균수명은 일반인 평균보다 더 길다.
하위 공무원 심장병 사망확률 3배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서 국회의사당에 이르는 거리는 ‘화이트홀(Whitehall)’로 불리는 중앙 관청가다. 1967년 이곳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장기간의 연구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프로젝트명은 ‘화이트홀 연구’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장기적으로 그 사람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현재도 진행 중이다. 사회경제적 지위란 직급과 연봉, 주거환경, 학력 등 사회에서 그 사람이 처해있는 위치를 뜻한다.

그동안 화이트홀 연구결과들이 많이 발표됐는데 놀랍게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큰 걸로 나타났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사회경제적 지위와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의 관계다. 보통 심혈관계 질환은 식습관이나 과체중 여부, 유전적 요인 등이 중요한 변수로 생각된다. 그런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런 측면보다 공무원이 고위직이었나 하위직이었나가 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던 것.



영국의 중앙관청가인 화이트홀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수십 년에 걸친 연구 결과 조직 내 지위가 건강과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화이트홀에 있는 관청 건물.

즉 최하위직 공무원은 최상위직 공무원보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3배나 더 높았다. 물론 고위직인 사람은 몸 생각을 할 더 여유가 있기 때문에 비만이나 흡연 비율이 하위직보다 약간 낮았지만 이런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2.1배나 차이가 났다.

30여년 간 개코원숭이를 대상으로 지배 서열과 스트레스의 관계를 연구해온 미국 스탠퍼드대 로버트 새폴스키 교수는 “복지 시스템이 갖춰진 선진국에서도 이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주요인임을 나타낸다”라며 “사회경제적 세상 속에서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상대적 빈곤감)은 열악한 건강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출간된 책 ‘나는 몇 살까지 살까?’에도 건강에 대한 우리들의 통념이 완전히 틀렸음이 극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책은 1921년 미국의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 박사가 당시 10살 내외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평생에 걸쳐 삶을 추적해 그들 삶의 질을 결정한 요인을 분석하는 장기 프로젝트에서 밝힌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터먼 박사는 1956년 사망했고 다른 연구자들이 뒤를 이었다.

화이트홀 연구와 비슷하게 ‘술, 담배를 끊어라’,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려라’ ‘적정 체중을 유지해라’ 같은 건강과 장수를 위한 조언은 별로 소용이 없다는 게 이 프로젝트의 결론이다. 대신 성실하게 살고 열정적으로 일을 하면서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들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았다고 한다.
 

양로원의 노인들에게 사소한 일이라도 스스로 결정하게 하면 건강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특히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CEO들이 하위직 사람보다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가장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보다 평균 5년을 더 살았다. 책의 저자인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하워드 프리드먼 교수는 “(건강에 유해한) 스트레스는 일 자체에 대한 도전과 부담감보다는 다른 사람들과의 충돌에서 야기된다”고 설명했다.

하위직으로 갈수록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 주어진 걸 해야만 하고 출퇴근은 물론 화장실에 가는 것까지 윗사람의 눈치를 보는 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이다. 새폴스키 교수는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과 예측가능성이 없다는 느낌은 상당한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양로원에서 한 연구들은 의사결정권(통제력)과 예측가능성이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연구자들은 노인들이 직접 식단의 메뉴를 정하게 하고 실내에서 기르는 식물도 선택해 돌보게 했다. 어르신들이 편안히 여생을 보내시라고 양로원에 보내드렸는데 이런 잡일을 시키다니 불만의 소리가 나오지 않았을까. 놀랍게도 이런 일을 떠맡은 노인들은 서비스만 받는 노인들보다 더 건강할 뿐 아니라 사망률도 절반에 불과했다. 식단을 정하고 식물을 키우는 것 같은 사소한 일일지라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게 무력감에 빠진 노인들에게 생각보다도 큰 삶의 활력이 됐던 것.

비슷한 예로 대학생들이 매주 한 번 찾아가 노인들을 말동무를 해주는 실험이 있다. 첫 번째 집단은 학생들이 예기치 않은 시간에 찾아온다. 두 번째 집단은 노인들이 학생들의 방문 시간을 정한다. 세 번째 집단은 학생들의 방문 시간을 사전에 통보받는다. 이들 세 집단 모두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건강이 나아졌다. 특히 노인들이 방문 시간을 정하거나(통제력) 미리 알 수 있을 경우(예측 가능성) 건강개선 효과가 더 뚜렷했다. 그러나 연구가 끝나 학생들이 더 이상 찾아오지 않자 노인들의 건강은 학생들의 방문을 받기 이전보다 훨씬 더 나빠졌다. 무료했던 요양원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 줬던 젊은이들이 더 이상 오지 않게 되자 깊은 상실감에 빠진 것이다. 새폴스키 교수는 “희망을 줬다가 변덕스럽게 빼앗는 것만큼 효과적으로 우리를 파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국내 한 대학에서 비정규직 사원들을 집단해고하자 노동자들이 많은 집단일수록 아래 서열 수컷의 스트레스호르몬수치가 낮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문화가 구성원의 스트레스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다. 해고철회와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비정규직 증가는 우리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털을 골라주는 개코원숭이. 이런 행동이 얼마 전 국내 한 대학에서 비정규직 사원들을 집단해고하자 노동자들이 많은 집단일수록 아래 서열 수컷의 스트레스호르몬수치가 낮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문화가 구성원의 스트레스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다.
사회제도 개선이 필요한 이유

사회경제적 지위가 스트레스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은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무력감에 젖게 한다. 우리 모두가 CEO나 빌딩소유주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기가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했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할까.

개코원숭이로 돌아가서 서열과 스트레스 관련 연구들을 되짚어보면 이런 문제에 대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개코원숭이는 생김새처럼 성격이 거칠다. 서열 싸움도 잦다. 또 치환공격도 흔히 일어난다. 이런 조직에서는 서열이 낮을수록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모든 개코원숭이 사회가 이런 건 아니다.

새폴스키 교수팀은 1980년대 개코원숭이 한 무리를 오랫동안 관찰했는데 수컷들은 늘 싸움이었고 암컷도 종종 공격을 받았다. 그런데 인근 관광객 숙소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다가 결핵에 걸리는 바람에 수컷 대부분이 죽는 일이 발생했다. 그 결과 무리에서 암컷이 수컷보다 2배 이상 많게 됐다. 갑작스런 떼죽음으로 새폴스키 교수팀은 1986년 관찰을 접고 다른 무리를 찾았다.

그런데 1993년 새폴스키 교수는 우연히 처음 무리를 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수컷들이 다른 무리에 비해 상당히 온순했던 것. 심지어 서열이 낮은 수컷들조차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그렇게 높지 않았다. 이 무리를 자세히 관찰한 결과 다른 무리에 비해 싸움보다는 서로의 털을 골라주는 시간이 길었다.

연구자들은 개코원숭이 무리에 이런 새로운 ‘문화’가 정립된 것은 거친 수컷들이 사라지고 암컷이 우세한 사회에서 싸움보다는 돌봄의 행동이 많아졌고 새로 태어난 새끼들도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 성격이 온순해졌다고 해석했다. 새폴스키 교수는 “개코원숭이의 공격적 행동이 생물학적 기반보다는 문화적 기반을 갖는 것이라면 (역시 공격적인 동물인) 우리 인간에게도 희망은 있다”고 덧붙였다.

진화론 전문가인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이런 관찰은 조직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큰 시사점을 준다”며 “막연한 논의보다는 정책에 반영해 시스템을 바꾸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는 스트레스의 관점에서도 해결이 시급하다. 비정규직인 사람들은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불안정한 고용상태에서(예측 불가능성) 주로 주어진 일을(통제력 상실)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받으며(상대적인 빈곤감) 일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구라도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각자의 삶에 대한 태도 역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불교의 ‘일체유심론(一體唯心論)’ 즉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시사하듯이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에 큰 차이가 난다.
 

지난 수년 사이 템플스테이 인기가 높아져 외국인들도 많이 참가하고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템플스테이를 통해 삶의 여유를 찾는다.
부여다사랑병원 최명기 원장은 “생활하는 데 충분한 여유를 갖고 있는 사람들조차 ‘먹고 살자고 일한다’는 얘기를 한다”며 “이는 우리 뇌의 진화상태가 여전히 석기시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일의 형태는 바뀌었지만 우리 마음은 생존이 문제였던 수렵채취 시절과 똑같이 일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특히 우리나라는 1970~1980년대 고도성장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승욕구가 그만큼 강하다. 따라서 성장이 둔화된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정체됐다고 느끼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최 원장은 “현대인들에게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자기 삶의 목적을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 강석기

과학동아 2011년 09월호